강아지가 거위소리를 내요 – 기관지허탈(기관허탈)에 대해 알아보자

 


강아지가 ‘꺽꺽’ 거위소리를 내는 이유

어느 날 갑자기 우리집 강아지가 이상한 소리를 낸다.
마치 거위 울음소리 같은 ‘꺽꺽’ 혹은 ‘쾅쾅’ 하는 기침 소리다.
단순한 감기나 목에 뭐가 걸렸겠지 하고 넘기기 쉽지만
이 증상이 반복된다면 기관지허탈(기관허탈, Tracheal Collapse)을 의심해야 한다.

기관허탈은 소형견, 특히 푸들,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과 같은 소형견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기도 질환이다.


기관은 어떤 역할을 할까?

기관(Trachea)은 쉽게 말해 강아지의 숨길이다.
코와 입에서 들어온 공기가 폐로 전달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한다.
이 기관은 C자 모양의 연골로 구성돼 있어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기를 자유롭게 드나들게 한다.

하지만 기관의 연골이 약해져 C자 구조가 납작해지면 기관이 스스로 무너져 버린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기관이 열리고 닫히는데, 이때 연골이 제 역할을 못하면 공기가 원활히 흐르지 못해 거위소리 같은 특유의 기침을 유발한다.


기관허탈은 왜 생길까?

기관허탈은 의학적으로는 연골연화증(Tracheomalacia)이라고 부른다.
연골이 스폰지처럼 약해지고 탄력을 잃어버리면서 C자 모양을 유지하지 못한다.
이때 기관의 근육막(기관막)이 늘어나면서 공기가 드나들 때마다 들썩여 기관 내부를 자극해 강한 기침을 만든다.

기관허탈은 선천적인 경우가 많지만
비만, 연기나 먼지 같은 호흡기 자극물, 심장질환이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작게는 비만만 조절해도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기관허탈이 의심되는 주요 증상

1. 거위 울음 같은 기침
특히 흥분하거나 산책 후에 ‘꺽꺽’ 하는 기침이 심해진다.

2. 숨쉬기 힘들어 보인다
숨을 헐떡이고 목을 앞으로 쭉 빼면서 숨을 고르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3. 운동 중 쉽게 지친다
산책하다가 자주 앉거나 헥헥거리며 휴식을 취한다.

4. 심한 경우 청색증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잇몸이나 혀가 파랗게 변하는데, 이때는 응급상황이다.


어떻게 진단할까?

기관허탈은 수의사가 청진과 X-ray로 기관이 찌그러지는 모양을 확인한다.
조금 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면 기관내시경이나 형광 투시 검사를 통해
기관이 들숨과 날숨에 따라 얼마나 납작해지는지 실시간으로 본다.


기관허탈, 완치될 수 있나?

기관허탈은 만성질환이라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으로 충분히 증상을 줄이고 아이가 편안히 숨쉴 수 있도록 돕는다.


기관허탈의 치료법은?

 1. 악화 요인 제거가 첫걸음

  • 비만 관리: 체중이 무거울수록 기관에 압력이 가해져 증상이 악화된다.

  • 공기청정기 사용: 집안 먼지, 담배 연기, 향수, 스프레이 등 자극 물질을 줄인다.

  • 하네스로 교체: 목줄 대신 가슴하네스를 사용해 목 압박 최소화하기.

 2. 약물치료

  • 기침 억제제: 과도한 기침을 줄여 기관 손상을 방지한다.

  • 항생제: 감염이 동반되면 필요하다.

  • 스테로이드제(단기): 기관 점막 부종과 염증을 줄인다.

  • 기관 확장제: 하부 기도의 압력을 줄여 기관이 덜 찌그러지도록 돕는다.

  • 흡입기 치료: 사람 천식처럼 스테로이드를 직접 기도로 흡입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심한 경우엔 수술이 필요할까?

약물과 생활관리로도 호전되지 않는 심한 기관허탈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대표적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트라켈 스텐트(Tracheal Stent):
기관 안에 금속 그물망 같은 스텐트를 삽입해 무너진 기관을 지지한다.

링 보형물:
기관 바깥쪽에 링을 덧대어 구조적으로 튼튼하게 만든다.

둘 다 성공률이 높은편이지만,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어 시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고 비용 부담 역시 크기에 신중히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


보호자가 꼭 기억해야 할 행동요령

무조건 목줄은 NO
산책할 때 목줄은 기관에 직접 압박을 가한다. 꼭 가슴 하네스를 사용해야 한다.

비만은 기관허탈의 적
소형견은 살이 조금만 쪄도 기관이 쉽게 눌린다.
규칙적인 운동과 저칼로리 사료로 체중을 관리하자.

가습과 청결 유지
건조한 공기와 먼지는 기관을 자극한다.
가습기, 공기청정기 활용으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한다.

심해지면 바로 병원으로!
기침이 멈추지 않거나 호흡이 힘들어 잇몸이 파래지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관허탈,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기관허탈은 완치되진 않지만 많은 아이들이 관리만 잘해도 평생 큰 불편 없이 살 수 있다.
특히 조기발견과 비만관리만 해줘도 아이의 수명이 달라진다.


내 강아지, 숨쉬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강아지가 갑자기 거위소리를 내며 기침을 한다면
그건 내 반려견이 보내는 작은 구조신호일 수 있다.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주고,
목줄 하나 바꿔주고, 체중 조금만 줄여주어도
아이의 숨은 훨씬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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